빙수의 계절이다. 한국인에게 빙수란 디저트 이상의 하나의 문화가 아닐까? 설빙은 빙수 하나로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 나는 촌스러워서 그런지 제아무리 휘황 찬란한 빙수가 있어도 팥빙수가 가장 맛있다. 몇 해 전 팥빙수를 잘하는 곳이 있었는데 정말이지 가격은 억 소리가 날 만큼 사악했지만 맛 하나는 끝내주는 곳이었다. 그리 달지 않게 전통으로 하는 곳이었는데 가격 때문이었는지 장사를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없어졌다. 맛집을 찾아내기도 힘들고 찾더라도 팥빙수 한 그릇 먹으러 매번 찾아가기도 그래서 좀 귀찮아도 집에서 해 먹는다. 우리 집엔 팥빙수 귀신도 하나 있으니 겸사겸사 올해 팥빙수는 더 제대로 해 먹어 보자.
팥빙수 재료
계량 밥 먹는 수저
팥 500g
원당 (설탕) 15 수저
고운 소금(맛소금 안됨) 반 티스푼
쌀 조청 5 수저
물 1.5 리터
팥빙수 조리 순서
1) 우선 생수병이나 우유팩에 물과 우유를 5:5의 비율로 얼음을 얼려둔다.
2) 팥은 깨끗이 씻어서 넉넉하게 물을 붓고 삶는다.
팥 삶는 물이 팔팔 끓으면 2~3분 정도 더 삶다가 팥을 채반에 쏟아서 처음 팥 삶은 물은 버린다.
3) 첫 물을 내버린 팥은 팥의 2~3배 정도 되는 물을 붓고 분량의 소금을 넣어 삶는다.
4) 팥 삶는 물이 팔팔 끓으면 불을 중불로 낮추고 반드시 뚜껑을 덮고 삶는다.
5) 40~50분 후쯤에 팥을 확인하고 팥이 다 물러졌으면 물 양을 보고 물이 바닥에 약간 보이면 일단 불을 약불로 낮추고 뜸을 들이고, 팥이 덜 물러졌으면 찬물을 한 컵정도 더붓고 계속 중불로 팥이 무르도록 삶아준다.
6) 팥이 물러지고 팥물이 바닥에 조금 있으면 분량의 설탕을 넣고 팥이 터지도록 계속 저어준다.
7) 어느 정도 팥이 터지고 마치 죽처럼 주르륵 흐르는 농도가 되면 조청을 넣고 저어서 불을 끈다.
8) 주르륵 흐르는 농도가 돼도 식으면 되직해지는데 시판용 팥빙수용 팥처럼 묽은 농도가 좋으면 식었을 때 조청을 더 넣으면 되고 나처럼 약간 되직하게 해서 얼음과 같이 떠먹는 게 좋으면 이대로 냉장 보관하면 된다.
9) 얼음이 잘 얼었으면 망치로 두드리면 그냥 얼음과는 달리 잘 부서지니 페트병 그대로나 우유팩 그대로 망치로 곱게 부수어서 팥을 올려 연유 정도만 올려 먹으면 많이 달지 않으면서 진짜 고급진 팥빙수를 먹게 될 것이다.
초고속 블랜더가 있으면 초고속 블랜더로 얼음을 갈면 정말 시중에 파는 눈꽃 빙수처럼 되지만 나는 작은 믹서기밖에 없기도 하고 이렇게 하면 믹서기나 빙수 기계가 없어도 맛있는 팥빙수를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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