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먹는 즉석 고추장 만들기
지난가을, 누런 늙은 호박을 달이고 찹쌀도 삭혀 넣어 고추장을 만들었다. 메주가루가 좀 부족해서 청국장 가루를 보충해서 만들었고 겨울 3개월 동안 베란다에서 숙성하고 냉장고에 보관 중이다. 고추장이 들어간 요리를 별나게 좋아하는 신랑인지라 묵은 고추장을 다 먹은 어느 날 비빔밥에 넣을 고추장을 찾길래 새로 담은 고추장을 줬더니 꼬릿꼬릿한 이상한 냄새난다며 고추장 먹기를 거부한다. 맛을 보니 너무 맛있다. 약간의 청국장 냄새는 나지만 진짜 맛있는 고추장이다. 내가 만들어서가 아니라 아마도 늙은 호박과 청국장 가루가 크게 한몫을 한 것 같다. 오늘 만드는 고추장은 그 맛있는 고추장을 안 먹는 신랑을 위한 고추장이다.
고추장 만드는 재료
고운 고춧가루 300g
청국장 가루 50g
볶은 콩가루 50g
고운 소금 20g(맛소금 아님)
어간장 100ml(선물 받은것 시판용)
매실액 200ml
조청 400ml
소주 100ml
내가 쓰는 저울이 전자저울이 아니라서 계량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숙성하지 않고 바로 먹는 고추장 만드는 법
1) 고춧가루와 청국장 가루, 볶은 콩가루는 체에 친다.
이 과정이 고추장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체에 치지 않고 바로 양념을 넣고 저으면 몽글몽글 풀어지지 않은 고춧가루 덩어리들을 일일이 뭉개는 수고로운 일을 해야 할지 모른다.
2) 고춧가루와 청국장 가루를 체어 쳐서 준비가 됐으면 분량의 재료를 모두 넣어 소금이 녹도록 잘 저어준다. 그 자리에서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냉장고에 보관하고 일주일정도 있다 먹으면 더 맛있는 고추장이 된다.
보통은 고추장 만들 때는 메주가루(청국장 가루도 마찬가지) 비율이 50 프로는 되게 하는데 내가 그렇게 해보니 바로 먹기에는 냄새가 좀 났다. 그래서 메주가루 비율을 좀 줄인 거고, 워낙에 냄새에 민감한 신랑인지라 나는 청국장 가루도 줄였고 대신에 볶은 콩가루를 넣으니 맛의 비율이 좋아서 그렇게 하고 있다. 이 레시피가 정답은 절대 아니지만 이렇게 하면 파는 고추장 같이 맛있다.